2025년 한국 패션 소비 규모가 82조 원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발표되었다.
수치만 보면 놀랍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더 흥미로운 사실들이 보인다.
우리가 옷을 사는 방식, 쓰는 돈의 방향, 그리고 일상 속에서 어떤 스타일을 선택하느냐는 단순한 패션 트렌드를 넘어 삶의 방식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소비 구조 분석에서 눈에 띄는 건 캐주얼복이 전체 소비의 27.1%, 약 22조 4,700억 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는 캐주얼복 소비가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게 된 배경과 그 의미를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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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캐주얼복인가? – 숫자 뒤에 숨은 진짜 이유
우리는 늘 편안한 옷을 원해왔다.
하지만 '편안함'이라는 단어는 시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편안한 옷은 외출복이 아닌, 집에서 입는 옷을 의미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편안하지만 멋있는’, 즉 스타일과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옷이 주류로 떠오른 것이다.
캐주얼복 소비가 22조를 넘어선 건 단순히 트렌드의 영향이 아니다.
일과 삶의 경계가 무너지고,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 등 새로운 일상이 자리잡으면서 캐주얼이라는 장르 자체가 일상의 중심으로 옮겨간 결과다.
따라서 이 소비 구조는 패션계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50대만의 일이 아니다 – 전 세대가 캐주얼을 입는다
‘50대가 패션 소비의 주도층이 되었다’는 기사는 사실이지만, 그들이 소비하는 스타일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50대가 가장 많이 사는 옷이 바로 캐주얼복이라는 점은 그들이 단지 돈을 많이 쓰는 세대가 아니라, 일상에서 실용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하는 ‘진짜 소비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동시에 2030 세대 역시 캐주얼에 적극적이다.
이들은 브랜드의 철학, 가치소비, 환경적 책임 등 ‘무엇을 입느냐’보다 ‘왜 입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즉, 세대를 초월해 ‘캐주얼’이라는 코드가 공통된 언어로 자리잡았다는 뜻이다.
가성비를 넘어서 – 기능성과 TPO가 캐주얼을 지배하다
캐주얼복이 강세를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기능성’이다.
예전에는 외출복과 운동복, 회사 출근복이 분리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출근길에도 입을 수 있고, 퇴근 후 마트나 산책길에도 어울리는 옷이 바로 캐주얼복이다.
이런 ‘원마일웨어’ 스타일은 특히 팬데믹 이후로 일상화되었고, 그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들이 기능성과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즉, 단순히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택받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간과 공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의복이기 때문에 소비가 증가하는 것이다.
데이터로 본 2025년 인기 캐주얼 아이템 TOP 5
① 조거팬츠 – 활동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대표 아이템.
회사원도, 학생도, 심지어 부모님 세대까지 입는다.
② 피케셔츠 – 골프웨어와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디자인.
격식을 갖추면서도 부담스럽지 않다.
③ 기능성 바람막이 – 봄, 가을 간절기 아이템으로, 스타일과 방풍 기능을 모두 만족.
④ 원마일웨어 셋업 – 트레이닝복과 출근복의 중간 지점.
소재와 핏에 따라 고급스러운 인상을 줄 수 있다.
⑤ 스포츠 샌들 – 여름철 필수템.
쿠션감과 통기성을 고려해 브랜드별 차별화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
브랜드는 어떻게 반응했나? – 유니클로부터 무신사까지
패션 브랜드들은 이미 이 흐름을 감지하고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라이프웨어’라는 슬로건을 통해 기능성과 일상성을 강조했고, 무신사 스탠다드는 단정하면서도 가격 부담이 적은 베이직 아이템으로 MZ세대를 사로잡았다.
탑텐은 기능성 원단과 트렌디한 디자인을 결합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전략을 택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캐주얼을 고급스럽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제 단순한 티셔츠 한 장에도 소재, 봉제, 핏이 디테일하게 설계되어 있으며, ‘가성비’를 넘는 ‘합리적 가치’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82조’는 끝이 아니다 – 우리가 주목해야 할 소비의 방향
많은 이들이 “82조나 써?”라고 놀라지만, 숫자는 표면적인 현상일 뿐이다.
그 뒤에는 일상의 변화, 가치관의 변화, 사회 구조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우리가 입는 옷은 단지 몸을 가리는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관계 맺는 하나의 언어다.
그리고 지금 한국인의 일상 언어는 ‘캐주얼’이다.
앞으로 캐주얼복은 더 다양한 하위 카테고리로 분화되며, 패션산업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성과 윤리성, 그리고 디지털 기술을 입은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즉, ‘캐주얼의 시대’는 시작에 불과하다.
마무리하며
캐주얼복이 주는 편안함은 단순한 착용감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의 캐주얼은 기능성과 감성, 스타일과 실용성을 모두 담아낸 결과물이다.
82조라는 수치는 단지 소비 총액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패션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증거다.
그리고 그 중심에 캐주얼이 있다면,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옷을 입는다’가 아니라, ‘삶을 입는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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